좁은 장막을 벗어나 별을 볼 때 (창세기 15:1-7)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손익을 따지기 시작합니다. 손에 쥔 것은 턱없이 모자라고 앞으로 나아갈 길은 보이지 않을 때, 마음은 불안으로 가득 차 현실적인 타협안을 서둘러 찾습니다. 최선이 사라졌으니 그럴듯한 차선책이라도 붙들어야 안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브람의 형편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고향을 떠나왔지만, 여전히 그의 품에는 약속의 자식이 없었습니다. 세월은 속절없이 흘렀고 눈앞에 보이는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결국 아브람은 자신의 집에서 기른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을 상속자로 삼겠다고 말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거창한 믿음의 길을 걷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좁고 캄캄한 장막 안에 갇혀 있으면 오직 결핍과 한계만이 삶의 전부처럼 보이기 마련입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은 웅크려 있던 아브람을 장막 밖으로 이끌어 내셨습니다. 그리고 밤하늘을 올려다보게 하셨습니다.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이르시되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창세기 15:5)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수많은 별은 아브람의 초라한 계산을 단숨에 부수어 버렸습니다. 아브람이 헤아려야 할 것은 자신이 가진 빈약한 조건이나 흘러간 나이가 아니라, 온 우주를 지으시고 약속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광대하심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아브람은 그 막막한 현실 앞에서 별들을 펼쳐 보이신 하나님의 약속을 있는 그대로 신뢰했습니다. 하나님은 완벽한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신실하신 말씀을 온전히 의지한 그 중심을 의로 여기셨습니다.
믿음이란 내 능력의 한계를 지우는 기술이 아닙니다. 내 손에 쥔 것으로만 미래를 가늠하려던 좁은 장막에서 걸어 나와, 한계를 뛰어넘어 일하시는 하나님의 시선으로 삶을 다시 바라보는 일입니다. 내 손안의 계산표를 내려놓고 하늘의 약속을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결핍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담대하게 내일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오늘 당신을 두렵게 만드는 좁은 장막의 계산을 내려놓고, 밤하늘의 별처럼 신실하게 빛나는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고 계십니까?
🗂 이 글의 정보
- date · 2026-10-08
- track · 하루묵상
- scripture · 창세기 15:1-7
- type · 묵상
- tags · 하루묵상, 창세기, 창, 창세기 15장, 창세기 15:1-7
ℹ️ 이 글의 ‘칼빈’·‘라이트’·‘왈트키’는 역할을 나누기 위한 에이전트 별칭이며, 실존 신학자 개인이나 그분들의 견해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실존 인물의 주장은 본문에서 출처와 함께 3인칭으로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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